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을 직권해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4월부터 대상구역을 선정해 직권해제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지난 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0일 밝혔다. 개정 조례안에는 ▲직권해제가 가능한 구체적 기준 ▲직권해제 구역의 사용비 보조 기준 등을 담았다.

먼저 조합 등 사업추진 주체가 마련한 정비계획에 따라 산정된 추정비례율(사업 기대이익률)이 80% 미만일 때 직권해제가 가능해진다. 토지 소유자의 과도한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합설립인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다음 단계의 절차가 3~4년 늦어지는 구역 중 토지 소유자 3분의 1 이상이 해제를 요청해도 직권해제가 가능하다. 사업 진척이 늦은 구역 중 자연경관지구·최고고도지구·문화재보호구역·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등을 포함해도 직권해제할 수 있다.

추정비례율이 80% 미만이거나 사업 진척이 더딘 구역은 주민의견을 조사해 사업 찬성도가 50% 미만이어야 직권해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밖에 ▲노후도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행위제한이 해제된 구역 ▲추진위원회 위원장 또는 조합장이 장기간 부재중이거나, 주민갈등 또는 정비사업비 부족으로 운영이 중단된 구역 ▲일몰기한이 지났지만 구청장이 해제를 요청하지 않는 구역 ▲해당 구역의 역사·문화적 가치 보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구역도 직권해제할 수 있다.

매몰비용에 대한 보조 기준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검증위원회를 통해 검증된 금액의 70% 내에서 직권해제에 따른 매몰비를 보조하기로 했다. 해당 구역의 역사‧문화적 가치 보전 필요성이 인정돼 해제되는 구역은 검증된 금액 전부를 지원한다.

서울시는 조례규칙심의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이달 말 조례안을 공포하고, 오는 4월부터 대상구역 선정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