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충격으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500억달러 미만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43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7%가 감소했다. 저유가 지속으로 재정수지가 악화된 중동 산유국들이 대형 공사 발주를 미뤘고 이는 곧바로 우리 건설업체들의 수주 급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저유가의 여파로 산유국 발주가 급감한 것을 볼 수 있다. 해외건설 주력시장인 중동이 50% 이상 줄었고 Δ아프리카 71% Δ중남미 36% 등 신흥 산유국 수주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공사 종류별로 보더라도 토목은 지난해 동기(55억달러)보다 49% 증가한 82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공종인 산업설비(플랜트)는 지난해 동기 461억달러에서 올 현재 248억4000만달러로 46%나 급감했다. 산업설비는 원유 생산부터 정유, 석유화학 제품 생산설비 등 다양한 플랜트를 말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해외건설업계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450억달러로 잠정 추정했다. 올해 보름을 남긴 상황에서 추가로 계약이 이뤄지는 공사가 있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만약 업계 예상대로 450억달러 내외로 확정된다면 2010년 이후 6년만에 500억달러 미만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2009년 491억달러에서 2010년 716억달러를 돌파하며 700억달러를 열었고 이후 Δ2011년 591억달러 Δ2012년 649달러 Δ2013년 652달러 Δ2014년 66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유지해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계 실적을 집계해보면 올해 수주실적은 45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장기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부터 발주가 지연되거나 최소되는 사태가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저유가 충격이 내년에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데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경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될 경우 플랜트 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이나 신흥산유국들의 인프라 투자도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에 실패해 저유가 사태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어 해외수주 기근 현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이 해외건설 대체 시장으로 불리던 신흥국들의 발주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