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건설 본사를 13일 압수수색했다.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현장을 책임지던 담당임원은 현지 하도급업체와 업계약서를 작성하고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자체 감사를 통해 적발된 바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들이 개인적으로 돈을 횡령하지 않고 비자금을 현지 발주처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돌려줬다고 결론 내렸지만 검찰은 이 돈이 국내로 들어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비자금 사태가 검찰수사로 확산되면서 포스코건설 대주주인 포스코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모기업인 포스코는 지난 1994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미국은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이 비리를 저지를 수 없도록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제정해 운영 중이다.

미국인이나 미국 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는 물론 미국에 증권을 등록해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는 기업도 이 법의 적용 대상이다. NYSE에 주식이 상장된 포스코 역시 해외부패방지법 적용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직접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아 현지 법무부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개시할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면서도 "미국 금융시스템을 통해 자금이 이동되는 기업에게도 법이 확대 적용되고 있는 추세여서 이번 사태가 그룹 전체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