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외주 안전순찰업체의 일부 사장들이 안전순찰 직원 인건비 가운데 20~30만원을 수년동안 가로챈 사실이 드러났다.

9일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안전순찰업체 사장들은 매달 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액을 계좌이체나 현금으로 떼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공사 A지사 소속 안전순찰원인 B씨가 한 매체에 그간의 상황을 낱낱이 제보하면서 공개됐다.

그의 증언을 살펴보면 B씨는 입사할 때 회사에서 2개의 통장을 만들도록 지시했으며 1개 통장을 회사가 직접 관리했다.

 회사가 관리한 통장 내역(2012년 3~7월)에는 4월9일 197만원의 3월 급여가 입금된 뒤 당일 20만7600원이 사장 이름의 계좌로 빠져나갔다. 비슷한 방식으로 6월과 7월에도 급여가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이번에 처음 알려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로공사의 충북 진천지사가 급여대장과 계좌이체확인증을 조작해 안전순찰원에 부당하게 임금을 지급했다고 폭로했다.

도로공사는 이런 폭로가 나오자 그뒤 2개월간 53개 지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였지만 "진천지사 말고는 급여집행 실태가 양호했다"며 사건은 유야무야됐다.

 이에 대해 제보자 B씨는 "지난해 국감에서 논란이되고 진상조사가 시작되자 사장이 계좌이체 대신 현금으로 환급금을 요구했다"며 "파문이 낮아들자 올 들어 다시 계좌이체 방식으로 환급금을 가져가고 있다"고 했다. 도로공사의 전수조사 결과와 달리, 진천지사가 아닌 곳에서도 환급금 요구가 있다는 얘기다.

도로공사는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도공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안전순찰 외주업체에서 발생한 사안이지만 계약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계약 해지 등 엄중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순찰 외주업체에 대해 전수조사를 다시 시행하고 관리감독도 철저히 하겠다"며 "53개 업체 중 올해 계약이 만료된 6개 업체는 전면 공개 경쟁입찰을 시행했고 앞으로도 계약이 만료되는 업체는 지속적으로 공개경쟁입찰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