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미만 미니 신도시도 ‘광역교통 개선대책’(이하 광역교통대책)을 수립·개발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교통대책을 수립하게 되면 중소규모 택지를 개발할 때도 사전에 교통수요를 예측해 도로와 전철 등 필요한 교통망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

강남 보금자리지구와 같이 광역교통대책 없이 조성된 신도시에서 발생하는 ‘교통지옥’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9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개발사업 기준을 완화하거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올리는 내용 등이 검토된다.

광역교통대책은 대도시권에서 대규모 개발사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교통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소하기 위해 2001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광역교통대책은 면적이 100만㎡ 이상이거나 수용인구가 2만명 넘는 △택지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관광단지조성사업 △유원지설치사업 등을 추진할 때 수립해야 한다.

광역교통대책에는 개발사업에 따른 교통수요를 예측하고 필요한 교통시설의 개선·확충계획을 담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광역교통대책 없이 사업 추진이 가능한 100만㎡ 미만 택지개발이 늘면서 인근 교통난도 심각한 상황이다. 대표 사례가 강남 보금자리지구다.

서울 강남구 자곡·세곡동 일대에 조성된 강남 보금자리지구(94만㎡)와 세곡1(26만㎡) 세곡2지구(77만㎡)는 모두 100만㎡ 미만이어서 교통대책 없이 개발이 추진됐다. 인접지역에 조성된 세 지구의 면적을 합하면 약 200만㎡, 인구규모는 4만4000여명에 달하지만 이 지역에 전철역은 하나도 없고 도로도 왕복 6차선의 밤고개로 하나뿐이다. 2014년 강남 보금자리지구 등이 입주한 이후 밤고개로는 서울의 대표적 상습 교통정체 구간이 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4~2016년) 간 전국에 신규 지정된 택지는 69곳으로 이 중 100만㎡를 넘는 사업장은 1곳 뿐이다. 대규모 개발사업보다 중소 택지개발이 늘고 있지만 교통대책 수립 기준이 없다보니 지역마다 강남 보금자리지구와 같은 교통난 가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국토부는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하는 기준(면적, 인구 등)을 하향조정하거나 중소규모 개발사업에도 광역교통대책에 준하는 별도 교통대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이하 시설부담금)을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시설부담금은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대신에 개발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비용이다. 하지만 현재 시설부담금은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해 교통시설을 확충하는 비용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광역교통대책이 도로시설 확충에만 편중돼 있어 대중교통시설 위주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각 광역교통대책당 평균 교통시설은 △도로 7.2개 △철도 0.6개 △대중교통(BRT포함) 1.9개 △접속시설 2.9개 △환승시설 0.7개 등으로 도로 편중이 심하다.

국토부는 개선사항을 검토한 뒤 내년 하반기쯤 제도 개선을 위한 법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교통대책 제도를 개선해 ‘선 교통계획, 후 개발방식’이 정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