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결혼 7년 이내 자녀가 없거나, 예비 신혼부부에게도 민간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이 주어지며, 공급물량도 2배로 늘어난다. 또 정부는 민간 임대주택 시장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통계 시스템을 구축해 전·월세 안정 대책에 활용키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28일 세종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민간 임대주택 시장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처에 흩어진 자료를 한데 모아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월세 주민들의 안정적인 주거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어떤 조건으로 전·월세를 살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소유한 임대주택은 516만가구로 추정된다. 이 중 15%인 79만가구만 임대주택으로 등록돼 있고 나머지는 임대료나 임대기간 등에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고 있다. 민간 임대주택 현황 시스템이 구축되면 전국 민간 임대의 75%까지 정보가 파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스템을 토대로 다음달 발표할 ‘주거복지 로드맵’에 담길 것으로 보이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같은 전·월세 안정 정책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과 건강보험료 절감 등의 인센티브도 관계부처와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민간 아파트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2배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분양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은 기존 15%에서 30%로,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 아파트는 10%에서 20%로 늘어난다.

특별공급 청약 자격도 완화된다. 현재는 ‘혼인기간이 5년 이내면서 자녀(태아도 인정)가 있는 무주택 가구주’여야 하지만 앞으로는 ‘혼인기간 7년 이내인 무자녀·예비 신혼부부’에게도 특별공급 자격이 주어진다. 순위도 기존에는 혼인기간에 따랐으나 앞으로는 유자녀 가구가 1순위, 무자녀 가구는 2순위로 바뀐다. 또한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단지인 ‘신혼희망타운’도 당초 5만가구에서 7만가구로 확대된다.

김 장관은 전방위 종합대책을 총망라했지만 이달 들어 효과가 끝난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는 8·2 부동산대책과 관련해서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주춧돌 정도는 놓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 강화, 청약제도 개편, 자금조달 및 입주계획 신고 의무화 등 8·2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국지적 과열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다만 ‘무상 이사비 7000만원’ 지원으로 논란이 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등 강남 재건축 수주 과열 현상과 관련해서는 “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기준’ 등 관련 규정을 조속히 개정해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건설업계를 향해서는 “국내 시장에서 초호화 아파트 짓는 데 쏟는 열정을 해외 시장에 쏟으면 더 많은 국부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최근 서울역과 영등포역 등 올해 말 30년 점용기간이 끝나는 민자역사를 두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이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혹시나 국토부가 재연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인을 준 게 있는지 체크해봤지만 그런 건 전혀 없었다”며 “자기 책임을 회피하려 부처에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