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완화, 주택 고분양가를 강력히 규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8월 말 일반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 조합들은 ‘분양가상한제 폭탄’을 우려하며, 분양가를 당초 방안보다 낮추는 협의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8·2부동산대책 미포함 지역이 과열될 경우 즉각 추가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8일 국토교통부와 강남권 재건축조합 등에 따르면 정부는 8·2부동산대책에서 밝힌 ‘과도한 분양가로 인한 시장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분양가상한제 요건인 ‘주택가격 상승률’과 ‘청약경쟁률’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르면 9월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 분양가상한제 적용요건을 맞출 예정이다. 현 주택법 시행령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은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10% 이상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직전 3개월 연속 평균 청약경쟁률이 20대1 이상인 경우로 하고 있다. 현재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분양가상한제 대상에 포함되는 곳은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세부 지정 요건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투기과열지구보다는 높고, 현행 상한제 적용 요건보다는 낮춰서 분양가상한제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되게 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바꾼 후에도 실제 적용 시기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계획이다. 8·2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안정되지 않고 건설·시행사·조합들이 고분양가 책정을 계속할 경우,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적용 지역과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이 나오면서 강남권 재건축단지 조합과 건설·시행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재건축사업 일반분양 수입이 크게 줄어 사업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당장 8월 말 일반분양에 들어가는 재건축조합은 분양가를 당초 예상보다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칫 ‘고분양가’로 찍힐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거부는 물론 내년 초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철퇴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묶일 수 있다. 주택업계에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 완화로 건설·시행사, 재건축 조합이 일반분양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권 재건축단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현재 시세의 85% 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8·2대책 적용 대상에 포함이 안 된 지역에서 부동산 과열 조짐이 있으면 즉각적으로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8·2대책이 발표된 이후 규제에서 벗어난 곳에 투기자본이 몰리는 풍선효과 우려가 나오는데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