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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택보급률 100%, 그 착각의 함정
2016년 07월 20일 (수) 04:39:04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bds@
   

"주택보급률"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한 주택수급상황 지표이나 세계적으로 희귀한 지표이기도 하다. 발표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통계청의 (신)주택보급률 추이를 보면 전국기준으로 2008년(100.7%)에 이미 100%를 넘었으며 2014년말 103.5%에 이르고 있다(국가지표체계, www.index.go.kr).

주택보급률이 100%가 넘었으니 이제 주택의 양은 충분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다분히 1차원적인 답은 "Yes"이다. 그렇다면 기존주택의 멸실을 보충하는 차원의 대체수요는 있으되 신규수요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인가? 이것은 명백히 "No"이다. 어떤 시점에서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다 하더라도 가구의 분화(신규가구의 생성)와 소득의 증가로 인한 신규수요는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주택보급률의 탄생배경과 의미, 그리고 앞으로 이 지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 것인지 논의해보고자 한다.

주택보급률의 탄생과 의미
주택보급률이란 용어가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처음 만들어졌는지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아직 없으나 과거 신문기사를 통해 유추해보면 1974년에 와서야 비로소 세상에 등장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보급률과 개념적으로 같은 "주택보유율"이 1971년 "80년대의 서울"이라는 제목으로 주택건설부문을 전망하면서 신문지상에 등장하였다.

주택보급률이란 용어가 공식적으로는 신문지상에 나타난 것은 1975년 5월 20일 발표한 건설부(현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장기계획"기사부터이고, 1975년부터 1981년까지 연차별 주택건설 및 투자계획을 세우면서 주택보급률을 78.3%에서 88.4%로 높인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사실 "보급률"이란 용어는 상수도와 하수도 등 기반시설, 자동차나 TV와 같은 생활용품 등에 대해서 이미 1960년대부터 널리 쓰이고 있었다. 이때의 "보급"이란 의미는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위해 꼭 필요한 재화를 모든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 에 통용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주택도 소위 보급의 대상으로 정책대상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고 할 수 있다.

주택은 더 이상 보급할 재화가 아니다
그렇다면 주택은 여전히 보급의 대상인가? 우리나라의 경제수준을 감안할 때 이 질문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보급(普及)의 사전적 정의는"널리 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골고루 미치게 하여 누리게 함"이다4). 과거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있을 때에는 주택이 보급의 대상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주택부족문제는 총량적 차원에서 주택의 수가 부족한 데에 기인한다기 보다는 가구의 구매력(Affordability)을 고려할 때 적절한 주택이 부족하다는 의미에 가깝다. 쪽방과 고시원을 전전하는 주거빈곤층의 문제가 과연 주택의 수가 부족하기 때문인가? 한편에서는 미분양이 증가하고 한편에서는 전세난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은 총량적 주택수의 증가가 더 이상 무의미함을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주택보급률은 정책적지표로서의 지위가 상실되었다. 우리가 더 이상 TV보급률, 상하수도보급률 등을 주요한 정책지표로 사용하지 않듯이 주택보급률도 그 임무가 종료되었다고 판단된다. 오히려 100%라는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보급률은 우리의 주택정책을 함정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 질적인 수준이나 구매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더 이상 주택공급이 필요치 않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함정에서 탈출할 때이다
시대상황에 맞지 않은 주택보급률보다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천인당 주택수"를 공식적인 주택의 양적지표로 사용할 때가 되었다. 더불어 주택정책 수립 시 양적지표보다는 질적지표의 활용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미 최저주거기준, 1인당 주거면적, 소득대비주택가격비율(PIR) 등의 지표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이 지표들의 정확도 제고와 활용도 확대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지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적절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소득이나 자산이 부족해서 또는 그 지역에서는 원하는 유형이나 면적의 주택을 찾지 못해서 주거불안정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청년층은 "토끼굴"이라는 지하실에서 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이제 주택보급률 100%가 주는 착각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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