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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이학영 국장의 뉴스레터
2015년 12월 22일 (화) 08:15:43 한국경제신문 이학영 편집국장 bds@
   
 

“올해 세밑의 화두(話頭)는 ‘생존’ 아니겠습니까. 기업부터가 그렇고, 직장인들도 연말 인사에서 밀려나지 않은 것을 ‘승진’으로 여겨야 하는 지경이 됐습니다.” 얼마 전 식사를 함께 한 기업CEO(최고경영자)의 얘깁니다.

매일 만드는 신문의 지면(紙面)에 따라 제 마음도 출렁입니다. 밝고 희망찬 기사들로 지면을 꾸린 날은 덩달아 즐겁지만, 우울한 내용을 앞세워 신문을 만든 날은 힘든 마음을 견디느라 애를 써야 합니다.

신문을 만들면서 피하고 싶은 기사가 많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누군가가 일자리를 잃었다는 기사를 다뤄야 할 때는 정말 괴롭습니다. 요즘이 그렇습니다. 기업들의 정기 인사에서 승진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임원들이 소리 없이 퇴임을 통보 받습니다.

어느 그룹에서는 퇴임통지를 받는 임원에게 “사약(賜藥)을 내렸다”는 은어를 쓴다고 하더군요. 요즘은 갓 입사한 젊은 사원들까지 ‘사약’을 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때 함께 나누고 싶은 시(詩)가 있습니다. 한경 논설위원들이 만드는 정통 경제교양 주간지 <비타민> 최근호에서 소개한 중국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오강정에 쓰다(題烏江亭)>입니다.

“勝敗兵家不可期 包羞忍恥是男兒 江東子弟俊才多 捲土重來未可知” (승패는 병가도 기약할 수 없는 법/ 수치 견디고 치욕 참는 것이 진정한 남아/ 강동의 자제에게는 준재가 많아/ 권토중래했다면 결과를 알 수 없었거늘)

‘흙을 말아 일으킬 형세로 다시 온다’는 뜻의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고사성어의 원전이 된 이 시는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장수 항우(項羽)가 유방(劉邦)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쫓겨난 오강(烏江)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을 한탄합니다. “항우가 오강의 동쪽으로 돌아가서 그곳의 많은 인재들을 키웠다면 재기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탄식을 담았습니다.

기업의 운명, 개인의 삶을 이 시에 비춰 생각해봅니다. 어떤 조직, 누구에게나 위기의 순간은 옵니다. 궁극적인 승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떤 수모와 위기도 견뎌내는 것이 진정한 경쟁력일 것입니다. 스스로를 살펴 ‘내 안에 감춰진 준재(俊才)’와 만나십시오. 권토중래를 응원합니다.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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