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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 시대, 전세입자의 경제적 선택은?
2015년 05월 16일 (토) 06:39:46 김덕례 칼럼니스트 bds@

2015년 3월 12일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75%로 결정했다. 작년 10월 2.25%에서 2.0%로 인하한 지 5개월만의 결정으로 ‘기준금리 1%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기준금리는 등락을 거듭하며 2008년 7월에 5.25%까지 인상했으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9년 2월에 2%까지 인하한 경험이 있다.

17개월 동안 2% 금리를 유지했으나 점진적으로 인상해 2011년 6월에는 3.25%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내수부진 및 경제심리 위축, 세계경제의 저금리 기조 등 경제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정부는 금리를 꾸준히 인하하고 있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의 큰 의미는 첫 1%대 금리라는 것이다. 이미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2%대 이하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정책당국으로서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단행이 주는 의미는 그만큼 현재 국내 경제상황이 불안정하다는 방증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소비 및 설비투자 부진으로 내수 침체가 가시화되고, 담뱃값 인상을 제외하면 실질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시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ㆍ유럽ㆍ중국 등 대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원화가치가 크게 상승해 환율이 하락하고 국내 수출 기업들은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등 경제 전반적으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적 판단으로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의 인하는 금리경로, 자산가격경로, 신용경로, 환율경로, 기대경로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의 금리 인하 조치는 다양한 금리 파급경로를 통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가계가 소비를 늘려 내수 경제가 살아나고 수출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져 대내외적으로 경제 활력을 되찾게 하기 위한 판단이다. 그러나 금리인하는 이러한 긍정적 파급효과 외에 부정적인 효과도 가지고 있다.

금리인하로 주택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은 더 좋아질 수 있다. 대출을 받아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는 가구나 향후 대출을 받을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구도 금리 인하는 좋은 소식이다. 게다가 신축주택 공급계획을 가지고 있는 건설사에게도 금리 인하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는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세가구에게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월세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세제도는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고금리일 때, 집주인과 세입자가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임차방식이다.

지금처럼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적고 저금리이면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보다는 월세가 더 유리하기 때문에 집주인은 전세주택을 월세주택으로 더 빠르게 전환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전세를 찾는 세입자와 월세를 놓는 집주인간의 수급 불일치로 전세가격 상승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더 낮아지게 되면, 월세전환에 따른 수익을 포기하고 전세를 유지하고자 했던 집주인마저 재계약 조건을 고민하게 된다. 예를 들어 3억 전세를 놓고 있는 집주인이 있다고 해 보자. 2년이 되어 보증금 3천만원을 올려 재계약을 하려던 집주인은 금리인하로 고민을 하게 된다.

전세보증금으로 3천만원을 받아 은행에 저축하면 기존에는 2.09%(‘15.1월 기준, 신규저축기준)금리를 적용받아 이자소득세를 제외하고 연 53만원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0.25%금리가 인하되면서 예금금리도 하락해 연 46.7만원의 이자수익만을 기대할 수 있다. 즉 기준금리 하락으로 연 6.3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금리인하로 인한 6.3만원의 손실을 보전하려면 집주인은 보증금을 3천만원이 아니라 3천405만원으로 올려야 한다. 즉 집주인은 보증금을 당초 계획보다 405만원을 더 올려야 금리 인하 이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세를 유지할 마음이 있었던 집주인은 금리 인하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3천만원이 아니라 3천5백만원까지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하던 집주인은 보증금에 대한 이자수익의 3~4배가 되는 월세로 전환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인 판단일 수 밖에 없다. 이 때 전세입자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겠는가.

기준금리와 전세가격의 인과관계를 분석해 보면, 기준금리 인하가 단독이나 연립과 같은 비아파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지만, 아파트 전세가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은 통상적으로 9~10개월 정도 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준 금리 인하가 바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 보다는 금리의 파급경로에 따라 장단기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화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비아파트보다는 보증금 규모가 커서 월세화의 속도가 더디 나타나고 있는 아파트 전세시장을 중심으로 더 많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리인하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전세가구에 더 많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으며, 최근 서울ㆍ수도권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전세가격 상승은 올 가을에도 여전히 지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입자들이 다음 거처를 선택함에 있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무엇이 가능할까. 주택구입, 월세전환, 전세유지의 방법이 가능하다. 여전히 주택구입을 보류하고 전세나 월세로의 전환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인 선택일까.
   


서울에서 85㎡규모의 아파트를 사려면 평균 4억원이 필요하다. 전세는 전세가율 69%를 적용해 약 2억7천만원 선이다. 서울에서 평균적으로 1억3천만원 정도의 추가 자금만 있으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주택을 구입할 수도 있다.

전세금 수준은 전세가율이 낮은 용산, 양천, 송파, 구로, 강남 등에서 더 많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택을 구입한다고 했을 경우, 전세가율이 낮은 용산구는 2억3천만원 정도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지만, 전세가율이 75%에 이르고 있는 강동구나 성북구는 1억원에 못 미치는 자금만 있으면 그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반면에 전세 재계약을 하고자 한다면, 지역에 따라서 3천만원에서 9천만원선까지 준비해야 한다.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이자, 전세보증금 인상을 위한 대출 이자, 월세전환에 따른 월세가 각각 20만원, 15만원, 29만원이다. 전세입자에게 월세전환이 가장 부담스럽고, 그 다음으로 주택구입에 대한 이자부담이 크다. 여전히 전세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비용을 수반한다.

그러나 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강동구, 동대문구, 광진구 등의 지역은 주택구입 대출이자 부담이나 전세자금 대출이자 부담이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월세 전환이나 전세유지보다는 주택구입이 좀 더 경제적인 판단이 될 수 도 있다.

향후 서울시에는 많은 물량의 재건축이 대기 중에 있다. 특히 재건축 단지들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기존 재고주택 단지에 비해 크게 낮다.

서울시의 평균 전세가율은 69% 수준이지만, 재건축 단지는 약 40% 수준이다. 강서구(30%), 동작구(27.3%), 강남구(39,2%), 송파구(38.2%) 등 서울시 평균에 못 미치는 지역도 많다.

이런 지역에서는 세입자들이 매매가격 대비 상당히 저평가된 가격으로 전세를 살고 있기 때문에 이주시점이 되면 “저렴한 전셋집” 찾기 대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결국 아파트에 저렴한 가격으로 살고 있던 세입자들이 인근 동일한 가격대의 비아파트의 전셋집을 구하면서 전월세시장 문제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작금의 전세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구구조 변화, 주택소비심리의 변화 등의 사회적인 변화요인 외에 저성장ㆍ저금리ㆍ저소득 등이 경제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정책 또한 전세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월세시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전세입자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지금 경제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로 인한 전세시장의 불안 심리는 더 확산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전세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은 주택구입 여력이 있는 고가전세 세입자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주택구입 여력이 부족하고 월세전환 마져 주거비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중ㆍ서민층에게 더욱 위협적이다.

비아파트와 저가아파트 중심의 빠른 월세화는 오히려 주거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도 있다. 정부당국은 기준금리 인하의 그늘에 있는 ‘가계부채 증가’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인한 서민의 주거불안정 확산’에 대한 세밀한 관리 전략을 갖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김덕례 칼럼니스트

가천대(구, 경원대) 도시계획 박사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
(현)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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