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 주택시장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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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국 주택시장의 허와 실...

2014년 09월 18일 (목) 13:40:11

편집국 정리

bds@dailybds.com


▲ 최민성 박사

미국 주택가격이 2012년 3월부터 상승하였다. 2006년 이후 약 6년 동안 지속되었던 부동산 약세장이 드디어 마감되었다. 가장 큰 주택가격의 역전원인으로 화폐전쟁의 저자인 쑹훙빙(국제금융전략분석가)은 크게 두 가지로 은행의 주택 압류조치 유예와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의 압류주택 대량매입으로 요약하고 있다.

첫 번째 내용을 살펴보자.

미국 은행들은 주택 압류조치를 유예하는 방안을 취해 압류주택이 경매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낮추려고 노력을 하였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미국 주택시장 배경이 있다. 미국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대출상환이 어려워진 주택을 은행이 대거 압류하여 낮은 가격에 경매를 하면서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였다.

2006년 주택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1년 말까지 약 34%나 하락하였고, 신규 주택공급도 전성기 연간 175만 채에서 2009년 36만 채, 2012년 42만 채로 급감하였다. 현재 미국의 주택 수는 1억 3,300만 채 중에 자가 주택 보유수는 7,890만 채 이며, 이중 4,840만 채가 은행 대출을 쓰고 있다.

이중에 90일 이상 장기 연체된 주택담보대출은 330만 채, 30~90일 연체된 주택채무도 200만 채로 채무불이행 상태인 주택이 550만 채로 은행대출 주택의 무려 11.4%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집을 팔더라도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도 580만 채로 이를 다 합하면 압류주택 가능성 물량은 1,110만 채가 된다.

은행은 정부로부터 재정자금을 충분히 지원 받을 때는 주택 소유자들에게 대출액수를 늘이고 할부금 액수를 줄이는 재계약을 해왔지만 정부보조금이 줄어들면 주택을 바로 압류하였다. 실질 임금이 어느 정도 되는 주택 소유자는 추가 융자를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질 수입이 적거나 없는 사람들이 추가대출을 받아 기간을 연명하는 경향이 높아 종국에 부채규모만 키워서 압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미국 은행들은 자신들의 압류자산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주택 압류의 경매를 유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압류주택 경매물량을 줄여봤자 부동산 가격하락을 잠시 늦추는 역할만 할 뿐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두 번째 방법이다.

월스트리트의 부동산 투기자본이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주택시장에 대거 진입하여 미국 동서해안의 5개 지역에 있는 압류주택의 재고를 대량 매입하면서 미국 주택 가격이 상승하였다. 그 배경을 살펴보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는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두 차례나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러 일으켜 금융자산이 있는 기관과 사람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었으나, 부동산시장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미국 중산층은 자신들의 수입으로는 주택 할부금과 생활비 지출에도 빠듯하여 채권과 주식을 많이 투자할 여력은 당연히 없고, 필요이상의 주택을 구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 Fed는 은행들의 압류주택 경매 유예로 주택가격 하락이 멈춰들자,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책을 2011년 8월부터 기획하고 2012년 2월 초 연방주택금융청(FHFA),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미국 주택도시개발부, 페니메이, 및 프레드릭 등과의 회의를 거쳐 실행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①이들 기관들이 보유한 압류주택 재고 물량을 처분한다. ②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부터 돌파구를 찾는다. ③투자기관들의 대량매입을 환영하고 가격은 최대한 우대한다. ④저가 매입한 기관들은 반듯이 일정기간 보유하거나 임대를 해야 한다. 대락 이런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같은 거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100만 달러 이상의 순 자산을 보유한 펀드, 기업, 투자신탁, 은행, 사모펀드 등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판매단위는 500~1,000채를 하나의 자산 패키지로 묶고, 주택 구입가격은 약 30~40%를 할인하여 매각하니 투자수익율이 초기에는 14~20%(2013년 하반기 3~4%로 급락)에 달했다.

특히 브랙스톤을 필두로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이 압류주택 시장에 대거 참여하였다. 이들 자본이 주로 참여한 곳은 피닉스, 캘리포니아 남부, 라스베이거스, 플로리다주, 애들란타 지역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이들 자본은 의해 메기효과를 일으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게 되어 2012년 3월부터 주택가격은 반등하기 시장하였다.

여기서 두각을 나타낸 회사는 블랙스톤으로 인비테이션 홈즈라는 자산관리회사를 만들어 보유한 임대주택을 하나로 통합하여 표준화된 임대주택 상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 실행한 결과, 단독주택 3.2만 채, 아파트 3만 채를 보유한 미국 최대지주가 되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미국 임대아파트 시장 규모는 2009년 최저점 이후 59% 나 상승하게 되었고, 임대료 상승폭은 2010년 2.3%와 2011년 2.4%에서 2012년 3.8% 나 상승하고 아파트 공실율도 2009년 8%에서 2013년 4.3%로 하락하여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에 반해 주택시장 규모 상승폭은 2009년 최저점에서 35%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2013년 8월 미국 주택 판매량은 560만 채에 달했다.

월스트리트 부동산 투기자본은 수백억 달러 자금으로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투기자본을 움직이고 수십조(23.7조 달러) 달러 규모의 부동산시장을 활성화 시켰다. 미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변화를 꾀하려고 그동안 여러 번의 다양한 금융수단을 동원하였지만 이렇게 단기간에 시장변화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미국 부동산가격 상승세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금융 수단으로 시장가격의 단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있지만 그 추세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미국의 부동산시장 거품 현성 과정은 주식시장과 비슷하여 실물경제 여건이 건실해져서라기 보다는 대대적인 자금투입에 의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대기업의 2조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행위가 새로운 거품을 조장했다고 본다면, 부동산시장에서는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에 의해 부동산 거품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의 압류주택 시장은 일반 주택구매자들은 당초부터 배제되었다.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은 압류주택시장에서 대량구매와 현금구매를 통해 뒷거래가 가능하였고 이를 통해 과반수의 주택을 확보하였다. 집값이 다시 오르자 대다수의 사람들은 내 집 마련 꿈을 접고 다시 월스트리트 투기자본들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을 다시 찾는 경우가 증가하게 되었다.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이 2012년부터 2013년 까지 미국내 주요 부동산 시장을 휩쓸면서 주택 구매에 치중했지만 겨우 10만 채 정도만 확보하였다. 이는 압류가능 주택 1,110만 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부동산 가격이 좀 더 큰 폭으로 상승해야만 압류주택 재고 증가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향후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 되고 금리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어려워지면 압류주택을 보유한 은행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이 정상일 때 주택압류물량은 연간 약 25만 채 정도이나 미국 은행들이 2016년까지 처분해야할 압류주택 물량은 연간 132만 채로 정상의 5배가 넘는 수치이다.

따라서 Fed가 2016년 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만약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부동산 구매비용이 증가하고 구매력은 더욱 떨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은행이 처분하지 못하는 압류주택의 가격도 덩달아 하락해 은행자본금의 부족현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을 동원한 부동산 시장 문제해결에는 한계가 있다. 실질적인 구매수요가 있어야 한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 주택시장의 미래는 잠재 구매자인 젊은 층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주택을 처음 구입하는 연령대는 종전까지 30~32세 이었다. 이들의 경제력이 주택가격 추세를 결정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 미국의 젊은이들은 고용기회가 줄어들면서 주택구매의 꿈이 줄어들면서 주택 구매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금융위기 발생이후 부모와 함께 사는 25~34세의 캥거루족은 14.2%를 차지하고 있고 18~24세의 경우는 54.6%나 된다. 미국의 젊은 층의 일자리 대부분은 연봉 2.5만 달러의 저임금 일자리 이다. 젊은 대학 졸업자들 중 학자금 융자를 받은 사람들은 약 3,200만 명으로 개인당 약 4만 달러의 학자금 채무를 떠안고 있다. 이들 중에 정상적으로 대출금을 갚고 있는 비율은 50%이고 나머지 절반은 연체를 하고 있다.

이들 신용불량자들은 나중에 주택담보대출에서는 배제되어 그만큼 주택시장 잠재 구매자들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미국사회의 주류계층인 중산층의 고소득 일자리 수의 증가속도가 워낙 느려 2025년경에도 2000년 수준을 회복하기가 어렵다고 보는 전망이 있다.

압류주택을 대량으로 매집한 월스트리트 투기자본도 양적완화 조치 축소 이후 미국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손 털기”를 준비하고 있다. 거기에는 전국에 걸친 임대주택들을 관리하기 위한 비용이 증대하고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임대수익율도 만만치 않은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한꺼번에 보유자산을 매각하고 떠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만큼 수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들이 고민하는 전략은 금융시장에 물량을 떠안기는 곳이다. 가장 이상적인 철수방법으로 리츠 회사를 만들어 상장하는 것으로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위험을 주식투자자에게 회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가방법은 양적완화 종료 발표 이후 금융시장에서 대부분 실패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은 임대 수입을 담보로 하는 채권인 RBS(Rental Backed Securities) 발행이다. 하지만 이도 기존에 실패한 주택담보부채권(MBS)의 축소판에 불과하여 시장에서의 반응은 별 볼일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월스트리트 투기자본은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은 자충수를 둔 것 이다.

여기서 쑹훙빙(국제금융전략분석가)은 “화폐전쟁5”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으로 월스트리트의 금융기관은 정부자금과 세금으로 구제받은 압류주택 소유권을 포기하여 납세자의 소유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납세자는 정부에 압류주택 자산관리를 위임하는 것이다.

또한, 압류주택 소유자 중 채무연체자나 채무불이행자들도 주택소유권을 국가게 이전하는 것이다. 그 다음 정부는 압류주택 소유자와 일정기간 후 부동산 소유권을 되찾는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하여 저렴한 가격에 기존 주택소유자에게 다시 임대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기존 주택소유자는 일정기간 임대료를 연체하지 않으면 주택소유권을 되 찾을수 있고 정부는 임대료 수입이 지존의 부동산 보유세를 대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의 장점은 기존 주택소유자의 안정적인 주거문제 해결과 압류주택매도로 인한 가격폭락 원인을 줄일 수 있고, 자기 집인 만큼 주택관리에 신경을 쓰게 되어 환경개선을 물론 부동산가치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낮은 임대료 적용으로 가계의 경제적 압력도 줄어들고 집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열심히 일을 하게 된다. 이는 가정의 비극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덤으로 얻게 되어 경기 허전에도 기여하면서 실질구매자의 주택시장 참여기회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이들 실물경제 구성원들의 광범위한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도 DTI나 LTV 완화를 통한 주택 융자금을 늘일 경우 실질소득이 약한 중산층이나 서민층의 경우 결국 가계부채만 늘리는 역작용만 키울 수 있다. 오히려 돈 있는 부자나 펀드들이 유동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주택 융자금이나 할부금이 연체되어 있는 주택을 대량 매입하여 소득의 불균형이 자산의 불균형으로 확대될 수가 있다. 물론 이럴 경우 세금을 통해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자산을 불리는 부자들의 경우 세금을 줄이는 조세정책에 적극적인 로비를 하게 되어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일단은 우리도 주택 융자금이 연체되어 압류된 주택들이 헐값이 경매되는 것을 최대한 줄여 주택가격의 바닥을 더욱 다져야 한다. 그리고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산층과 서민층의 가계소득이 실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 우리나라 고용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업종을 대기업이 침해하지 않게 해서 안정적인 직업과 어느 정도의 소득을 확보하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야 소비할 수 있는 힘이 생겨 내수시장이 커지며 주택을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매수요가 생긴다. 결론적으로 유동성에 의한 주택시장 활성화는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고 오히려 향후 새로운 버블의 단초가 되는 만큼 유동성보다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실질소득 향상에 더 많은 경제정책이 집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