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114 함영진 센터장

 2013년 9월 기준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사업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총 264개 구역에서 대지면적 1923만49㎡ 규모로 16만5,939세대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전국 정비사업 중 재건축 사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22% 안팎이고, 전체 재건축 사업구역의 절반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돼 진행되고 있다. 수도권 내 지역비중도 서울시가 58%, 경기도 29%, 인천이 13%를 차지하며 서울도심을 중심으로 노후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사업 압력이 높은 상황이다.

전체 264개 구역의 사업 단계 별 추진 현황은, 기본계획 36곳, 안전진단 25곳, 추진위 57곳, 구역지정 23곳, 조합설립 55곳, 사업시행인가 38곳, 관리처분인가 10곳, 이주/철거 6곳, 착공 14곳으로 나타나 약 74%는 사업시행인가 이전단계의 사업초기 구역이 대종을 이루는 것으로 분석된다. `08년 이후로 수도권 주택경기가 장기 침체를 겪으면서 시장분위기와 민감하게 연동해 움직이는 재건축 사업 속도도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13년 수도권 재건축 시장, 미미하지만 4년 만에 가격 반등에 성공
실제 수도권 재건축 시장의 가격조정은 2010년부터 4년째 장기화되며 누적변동률 -17.35%(`13년 10월 4일 기준)를 기록했다. `13년 들어 저가급매물이 거래되고 저밀도 재건축 개별단지의 사업진척이 맞물려 0.89% 반등에 성공했으나, 회생의 불씨는 미미한 상태다.
`13년 수도권의 3.3㎡ 당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2,379만원으로 `06년(2782만원) 최고점에 비해 403만원 가량 가격이 조정된 상태다. 강남권내 장기 교체 실수요를 자극한데다, 6월까지 실시된 취득세율 한시감면 시기 거래비용을 줄이려는 매수움직임이 유입되며 강남권 위주로 미약한 가격회복 움직임이 나타났다.

서울(1.17%)지역이 수도권 전체시장을 견인하는 움직임에, 경기도(-0.92%)와 인천광역시(-3.10%) 모두 전년대비 낙폭이 상당히 둔화돼 끝이 보이지 않았던 하락추세가 멈추며 큰 고비를 넘긴 상태다.

▶ 가격진폭 크고 정책 민감도 높은 재건축 시장, `14년 완전한 회복세는 한계
그러나 어느 정도 바닥을 다지며 반등에 성공한 수도권 재건축 시장의 가격회복이 `14년 추세상승으로 이어지기엔 정부정책의 불확실성과 재고주택시장의 미약한 펀더먼털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주택공급정책이 외곽신도시 개발 같은 외연적 확산보다는 도심회귀와 구도심 정비를 통한 충전개발에 맞춰지며 도심 재건축 단지의 장기가치가 높아지고, 일부 재건축사업 관련 제도 완화(`12.11 재건축 사업연한기준 완화와 재건축 부담금 한시부과중지, `12.5 1:1 재건축시 기존주택의 면적증가범위 확대 등)수혜 요인을 무시할 수 없겠으나, 재건축 시장의 가격회복을 저해하는 하락 요인도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구 및 가구구조와 주택재고 증가로 주택을 자산축적을 위한 투자재로 인식하기보다 실수요 위주의 소비패턴으로 보는 의식이 높아진 반면, 임차수요 증가로 중대형 주택의 선호도는 낮아졌다. 정부의 부동산 정상화 대책이 재건축 투자수요 유입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 생애최초주택구입 등 실수요를 진작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있어 자본이득에 대한 선호가 강한 재건축시장이 뚜렷한 반등을 나타내기는 한계가 있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단기간 오른 호가에 제동이 걸리면서 보합과 가격 조정이 재현되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도 추세적 가격상승에 힘을 싣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몇 년간의 가격조정을 통해 하락에 대한 하방경직성을 확보했을지 모르나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규제완화 등 정책배려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가격흐름이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취득세율 영구인하와 다주택자양도세 중과 폐지 외에도 재건축시장 규제완화 일환으로 정부가 추진했던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 등의 실행 여부가 재건축 시장전망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건축 사업은 착공에서 준공까지 7~8년 이상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인데다 주택시장 패러다임 변화로 조합원간·시행 및 시공사간 갈등이 첨예해지며 과거보다 사업추진의 신속성이 결여될 확률이 높아 졌다. 수도권 또는 재건축사업 주구 내에서도 추진속도에 따른 양극화가 더 깊게 진행될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일부에선 정비사업 침체로 아파트 공급이 감소하며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면도 있으나 공급위축에 따른 시장충격으로 가격이 추세상승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재건축 시장의 단기 거래확대와 가격의 추세상승이 탄력을 받기엔 상당한 인내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