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려 주택을 구입하거나 불법 증여받은 돈으로 아파트를 사는 등의 수법으로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261명에 대해 세무당국이 581억원을 추징했다.

당국은 추가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거래 등에서 세금 탈루가 의심되는 255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28일 부동산 거래 관련 세무조사 중간 결과 발표를 통해 지난 8월 세무조사에 착수한 부동산 거래 탈세 혐의자 588명 가운데 부당 행위가 적발된 261명에 대해 581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정부의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지난 8월9일과 9월27일 각각 286명, 302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나섰다. 다주택자와 다운계약서 작성자, 중개업자, 고액 전세입자, 택지 분양권 양도자 등 탈루가 의심되는 부동산 거래자가 대상이 됐다.

이번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사 대표 A씨(49)는 법인의 매니지먼트 수수료를 자신의 개인 계좌로 송금받은 뒤 서울 강남에 주택 3채를 매입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법인 수입금액을 누락하고 회사 자금을 무단으로 유출해 법인세와 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어머니로부터 부동산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뒤 수억원의 증여세도 신고 누락했다.

보건소 공중보건의인 B씨(31)는 어머니와 외할머니로부터 현금 수억원을 증여받은 뒤 서울 서초구 재건축 예정 아파트와 용산구 신축 오피스텔 등 10억원대 부동산을 취득했다. B씨는 증여받은 부동산 구입자금을 신고하지 않아 이번에 수억원의 증여세가 부과됐다.

국세청은 이밖에 고액 프리미엄이 형성된 동탄2신도시 등의 아파트 분양권을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13회 이상 거래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양도소득을 탈루한 C씨와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현금으로 받아 수입금액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한 부동산중개업자 D씨 등을 적발해 수억원의 양도세 및 과태료를 추징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 대상자 외에 서울 강남 등 주택가격 상승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탈루가 의심되는 255명을 추가로 선정하고 이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지난 9월26일~10월25일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국토교통부로부터 투기과열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 취득자가 신고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서울 강남의 주요 재건축 단지 아파트 취득자 중 부동산 취득 자금을 변칙 증여하는 등 세금탈루 혐의가 드러났다. 이밖에 Δ재건축 입주권 등 다운계약자 Δ고액 부동산 취득 시 고액 현금 거래자 Δ사업소득 무신고 주택 신축판매업자 Δ사업소득 누락 다주택 취득자 등이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조사 결과 사업자금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사업체까지 통합조사하고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고발조치할 방침이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앞으로도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세금 탈루 행위는 세금신고 단계부터 철저히 검증해 나갈 것"이라며 "건전한 실수요자일 경우에는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하되, 고의적인 조세 회피로 확인될 경우에는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 세금을 추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