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서울역 롯데마트 등 올해 점용기간(30년)이 만료되는 민자역사의 임시사용허가 기간이 최대 2년으로 확정됐다.

역사 운영사와 상인들간 계약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동인천상가는 국가귀속 후 원상태로 회복하도록 할 방침이다.

30일 정부관계자와 재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르면 이달 말일,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해당 업체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 귀속 후에 2년 임시사용허가를 내주는 것으로 영등포역 민자역사를 관리해 온 롯데와 서울역을 관리해 온 한화 측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두 기업 모두 국가귀속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알려왔다"며 "공문 발송을 위한 장관의 최종 결재만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입점 상인들이 반발했던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이전과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영업을 이어가도록 보장하는 선에서 대화를 매듭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와 관련해 시설을 우선 국가에 귀속하는데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정부 측과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롯데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영업을 2019년까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단 이는 한시적인 사용허가로 국토부와 철도시설공단은 내년 국가귀속 이후 재입찰 작업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신세계가 정부에 관심을 표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대 10년(5년+1회 갱신허용)인 계약기간을 늘리는 개선안 마련도 병행한다. 현행 국가계약법상 국유재산 임대는 5년이며 1회만 갱신이 허용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위축돼 시설 노후화와 이로 인한 슬럼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대 10년인 운영기간으로는 시설투자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롯데가 1987년부터 30년간 점용하는 계약을 국가와 맺고 1991년 역사를 완공해 백화점을 개장했다. 같은 기간 서울역 구역사는 한화가, 동인천역사는 동인천역사주식회사가 역사를 지어주는 대신 토지 점용료를 납부하고 30년 후 국가에 반환하는 조건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정부가 점용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민자역사의 국가귀속원칙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점용기간이 만료되는 민자역사는 국가귀속, 국가귀속 후 원상회복, 점용허가연장 등 3가지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만 정부는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는 점용허가연장은 배제했다.

올해 점용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이들 3개 민자역사를 비롯해 수원역(2003~2033), 청량리역(2010~2040년), 용산역(2004~2034년), 의정부역(2012~2042년) 등 총 15개 역사가 민자로 지어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달 국토부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국가귀속 방침에 불만을 제기한 기업들을 향해 "민자역사와 관련해 연장은 없으며, 이 기간에 계약한 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공문을 업체들에게 공문을 보냈다"며 점용허가 연장불가 방침을 거듭 피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