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신도시 개발사업을 하려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도시설공단의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지 못 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사들인 후 소송을 통해 매매대금 263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법원이 해당 토지가 무상귀속 대상이 맞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판사 이상윤)는 LH가 정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LH는 2007년 9월 양주신도시 회천지구 택지재발계획승인을 받고 2014년 1월 택지개발사업을 시작했다. LH는 이 땅이 공공시설인 철도용지로서 법률상에서 정한 종래의 공공시설에 해당해 무상귀속 대상이 된다며 한국철도시설공단에 협의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LH는 사업 일정에 맞추기 위해 유상협의 취득 절차를 거쳐 철도공단 측으로부터 총263억5400여만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LH는 이는 철도공단 측의 부당이득금에 해당한다며 매매대금을 돌려달라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정부 측은 일부 경원선 철로가 설치돼있는 땅도 있으나 대부분 철도시설이 설치된 적 없는 등 철도로 이용되지 않아 무상귀속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LH의 손을 들어줬다. 종래의 공공시설인지 여부는 택지개발사업 실시계획의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하되 해당 토지가 실제 다르게 이용됐더라도 공공용 재산으로 관리하고 공용폐지를 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무상귀속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법률적 근거 없이 LH가 유상으로 토지를 취득하기 위해 지급한 매매대금 263억원은 정부 측이 부당하게 이득을 얻은 것으로 LH에 돌려줘야한다고 봤다.

정부 측은 경원선 복원화 사업에 따라 변경된 노선과 철도거리표를 고시해 각 토지에 대해 묵시적으로 공용폐지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행정재산의 본래의 용도에 제공되지 않는 상태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묵시적인 공용폐지라 보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정부 측은 택지개발사업을 완료하고 준공검사까지 마친 다음 관리청에 공공시설의 종류 등을 공지해야 하는데 사업시행자인 LH가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며 부당이득금청구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는 무상귀속에 적용되는 규정으로 LH가 유상으로 취득한 이상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