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 건설사들이 표를 얻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돌린 선물이 공개됐다. 현금다발부터 상품권, 명품가방, 과일상자는 기본이었다. 100만원가량의 다이슨 청소기와 최저가 140만원이 넘는 고야드 가방도 포함됐다.

GS건설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신4지구에서 ‘불법 매표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설치해 운영해온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조합원에게 뿌린 현금 및 상품권, 명품가방과 핸드백 같은 금품·향응 신고가 25건 접수되는 등 227건의 자진 신고 및 상담요청이 들어왔다. 100만원 이상 금액에 대한 추가 신고 및 상담 중인 건수도 다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이번에 신고된 내역을 토대로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수사 의뢰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고센터는 GS건설 입찰 지역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정비 사업장 전체가 대상이며, GS건설 직원도 신고대상에 포함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GS건설이 입찰에 참여했던 재건축 사업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롯데건설에 패한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와 관련해서는 신고센터를 통해 추가 제보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 현대건설에 패했던 반포주공1단지에 대해서도 “고가 무상 이사비 지급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확인된 만큼 정부나 지자체, 수사기관이 엄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GS건설은 “현재 도시정비법은 금품 제공자뿐 아니라 이를 수수하거나 약속한 조합원도 처벌대상이어서 신고나 제보를 주저하게 한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제보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도시정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GS건설은 이날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