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이사비 무상 지원’ 논란을 빚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조합이 결국 이사비 지원은 안 받기로 결정했다. 비난 여론에 부담을 느낀 데다, 정부의 실태조사를 피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은 24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현대건설이 제시한 ‘이사비 7000만원’ 또는 ‘4년간 무이자 이사비 5억원 대출’을 받지 않기로 했다”며 “이와 같은 결정을 이날 대의원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 나서면서 조합원 ‘이사비’ 명목으로 5억원을 무이자 대출해주거나, 그 대출 이자에 맞먹는 7000만원을 무상 제공하는 조건을 제시해(경향신문 9월13일자 16면 보도) 사회적 논란을 불렀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금품·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할 수 없도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쳤다. 국토부는 지난 21일 “7000만원 이사비는 통상적인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법 위배 소지가 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국토부는 “사회통념상의 이사비를 초과한 부분은 ‘이사 지원’ 목적이 아니라 ‘시공자 선정’을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려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재건축조합도 현대건설의 사업제안서에서 이사비 명목으로 제시한 무상 지원 부분을 삭제하기로 했다. 오득천 조합장은 “이사비 제공은 서울시 재건축 표준지침에도 나와 있는 것이지만 과도한 금액은 문제가 된다는 시정명령에 따라 이사비 지원을 아예 안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방자치단체 및 조합과 협의를 거쳐 무상 이사비만큼 담보하는 수정안을 조합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조합은 이달 27일 잠실체육관에서 조합원 투표를 거쳐 현대건설과 GS건설 중에 한 곳을 시공사로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