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꼰대의 잔소리 같은 말씀을 드려 대단히 미안합니다마는 인사를 공손히 하고,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상대를 최대한 높이길 당부한다"며 "이 세 가지만 지켜도 면접시험에서 80점은 먹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한국장학재단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한 '2017년 차세대리더 육성 멘토링 리더십 콘서트'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대학생 2천700여 명이 참석해 사회 각 분야 리더들로부터 강연을 들었다.

이 총리는 "며칠 동안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며 정리했지만, 원고를 보느라 여러분의 눈을 못 보게 되는 일이 있을까 봐 원고는 무시하겠다. 요즘 학생들은 부모세대가 고생하며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오늘 그 얘기는 모두 빼겠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여러분이 때로는 좌절하고 절망하겠지만 바로 그 순간이 놀라운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건 내 경험"이라며 "누군가가 우리에게 좌절과 절망을 줄 때는 그 속에 축복의 선물을 감춰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말의 뜻을 여러분이 알 날이 꼭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대학생들에게 ▲인사를 공손히 할 것 ▲자신을 최대한 낮출 것 ▲상대방을 최대한 높일 것 등 세 가지를 조언했다.

이 총리는 먼저, 다나카 가쿠에이 전 일본 총리와 관련된 일화를 설명했다.

다나카 전 총리가 비서관을 채용할 때 다른 것은 묻지 않고 '인사를 해보라'고 지시한 뒤 수차례 다시 인사를 해보라고 시키다가 마지막에 자신만큼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자 채용했다는 내용이다.

이 총리는 "인사를 한다는 것, 그리고 인사를 공손하게 한다는 것, 그것이 수상(총리)의 비서관을 뽑는 유일한 시험이었다"며 "여러분께서 진부한 얘기라고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렬한 인상을 다른 사람에게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 "말, 행동, 모든 것에서 자신을 최대한 낮춰야 한다. 이것 또한 쉬운 것 같지만 어렵고 어려운 것 같지만 쉽다"며 "진정으로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해버리면 된다. 실제로 모자란다. 그냥 꾸밈으로써가 아니라 정말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18일 대한민국학술원상 시상식에서 축사하면서 "천학비재(淺學菲才)한 제가 학문이 높고 덕망이 깊으신 대한민국 석학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서 몸을 가누기 어려울 만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던 상황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이 총리는 "제 표현에 어른(석학)들이 많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음. 너는 사람이 조금 된 것 같다'는 그 정도 반응이셨다"며 "자기를 최대한 낮춰라. 그것도 실력이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상대를 최대한 높여라. 이것 또한 쉬운 것 같지만 어렵고 어려운 것 같지만 쉽다"며 "상대의 장점을 보면 상대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선 언어에서부터 높임말의 실수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문법의 시제일치를 예로 들면서 한국말에서 가장 중요한 뼈대 중의 하나는 '존경어 일치'라고 꼽았다.

이 총리는 "저와 함께 일하는 젊은 사람들이 저한테 야단을 가장 많이 강하게 맞을 때가 언제냐면 존경어가 틀린 문장을 써올 때다. 왜냐면 그 정도의 사람이면 다른 것은 볼 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멘토,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이 인생에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오늘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간직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