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로 시행 1년을 맞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서 '공적 업무 대상자'를 언론인과 사립학교·학교법인 관계자들에 국한하지 말아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형근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은 20일 서울변호사회와 청탁금지법연구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청탁금지법 시행 1년, 법적 과제와 주요 쟁점에 관한 심포지엄'의 토론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 원장은 언론과 교육영역 뿐 아니라 각종 특별법으로 부정부패를 처벌할 정도로 공공성이 강조된 민간영역의 직군들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영역은 상법상의 '민간기업',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금융 및 보험', 건설산업기본법상의 '건설', 변호사법상의 '변호사' 등이다.

정 원장은 "별도의 특별법상 규율을 받지 않는 교육과 언론영역만 우선적으로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으로 삼을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고 차별로 지적될 여지가 있다"며 "민간영역을 전부 포함하던지 언론인을 적용대상자에서 삭제하는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법이 언론인이 법에서 금지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다는 의무규정만 두고, 언론사의 대표자와 임직원의 직무에 대한 부정청탁 금지규정이 없다며 이에 대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사립학교 관계자는 국?공립학교와 같은 공공성을 갖고 있기에 현행대로 존치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로 밝혔다.

또 다른 개선사항으로 정 원장은 청탁금지법에서 공직자의 배우자가 직무와 관련해 금품 등을 받아서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도 배우자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배우자의 금품수수 행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배우자에 금품 등을 제공한 사람에 한해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배우자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배우자가 금품 등을 '요구'한 행위는 적극적으로 금품제공을 강요한 것에 해당돼 처벌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배우자가 금품제공의 의사표시를 받았다는 사실을 들을 경우 공직자가 이를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과잉입법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직자가 배우자로부터 전해들은 말에 법적 평가를 내려 신고하도록 한 것은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정신에 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정 원장은 공직자에게 직접 제공된 기부나, 후원 증여가 금지될 경우 제3자를 통해 금품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