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월세비중이 2개월 연속 30%를 밑돌며 2년 6개월래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최근 전세를 끼고 집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성행한 데다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 물건이 늘어 월세거래는 줄고 전세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29.0%를 기록, 전월 대비 0.8%포인트, 전년 대비로는 2.6%포인트 낮아졌다.

월세 비중은 앞선 7월 2015년 2월(28.7%) 이후 2년 5개월 만에 30%가 붕괴된 데 이어 2개월 연속 30%를 밑돌았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는 반비례해 7월 70.2%로 70%대를 넘어섰으며 지난달에는 71.0%로 더 늘었다.

월세비중은 지난해 10월 저점(31.2%)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3월 35.6%까지 올랐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자 집주인들이 높은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에는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월세비중이 감소한 것은 전세공급은 늘어난 데 반해 전세수요는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2 대책 전까지 매매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늘었고 전세수요는 줄었다. 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 전세공급은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5005건으로 역대 8월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수도권 경기 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12만2000가구로 지난해 대비 40% 가량 늘었다.

전세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자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 부담이 높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또 8·2 대책 전까지 '갭(Gap)투자'가 성행해 전세 공급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갭투자란 집값과 전세금의 차이를 이용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예컨대 3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세가 2억7000만원이면 3000만원을 가지고 집을 사는 것이다.

정부가 11·3 대책과 6·19 대책으로 분양시장 규제를 강화하자 갭투자가 소액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몰렸다.

자치구별로는 지난해 8월 45.5%를 기록했던 중구가 올해 33.3%로 무려 12.2%포인트 줄었고 서대문구(28.6%)와 종로구(35.4%)도 각각 11.5%포인트, 7.7%포인트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컸다.

전세를 낀 투자 수요가 늘어난 데다 '경희궁 자이'(종로구 교남동, 2533가구), '마포아현아이파크(마포구 아현동 497가구)' 등 인근 지역 대단지 입주가 몰리면서 전세물량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강도 8·2 대책으로 주택 매매시장이 위축되고 갭투자가 자취를 감추면서 월세비중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2 대책 이후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집값 하락 기대감으로 매매수요가 전세로 우회하면서 전세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주택자 규제로 갭투자도 줄어 전세공급도 줄어들면 월세비중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