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전세로 살던 가구 중에서 4분의 1은 3년새 내 집을 마련했지만 4분의 1은 월세로 '전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10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노영훈 선임연구원은 '전세제도와 전세가구의 주거유형 변화' 논문에서 전세의 월세화 추세를 분석했다.

연구원은 2012년 이후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2012년 당시 전세로 살던 2203가구를 2015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48.9%인 1077가구는 3년 동안 변동없이 전세 형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를 포기한 나머지 가구의 주거 형태는 갈렸다. 24.8%는 집을 마련해 자가거주로 전환했지만 26.3%는 3년 동안 반전세나 월세를 경험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부동산 경기를 띄워 내수를 살리고 소비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초이노믹스' 정책을 펼쳤다. LTV(담보대출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완화하고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렸다.

하지만 취지와는 달리 전세는 월세로 전환되고 전셋값은 폭등하면서 서민 주거비가 늘어 경기 활성화를 오히려 제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상 '빚내서 집을 사라'는 정책이었지만 2015년 기준으로 75%는 그대로 전세를 유지했거나 월세로 전락한 것이다.

또 경상소득이 높고 순자산이 많으며 배우자가 있을수록 자가점유로 전환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순자산이 적고 경상소득이 높을수록 월세로 갈아타는 경향이 나타났다.

노 선임연구원은 "전세가구의 주거 형태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