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안·내륙 시멘트사의 실적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전방산업인 건설경기의 호황에 따라 매출은 모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철도파업 등의 변수로 인해 차이를 보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시멘트 업체 6개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모두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동양시멘트가 9.2%(5638억원→6159억원)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어 Δ한일시멘트 4.6%(1조3773억원→1조4412억원) Δ현대시멘트 4.3%(3632억원→3789억원) Δ쌍용양회 3.7%(1조9864억원→2조0597억원) Δ아세아시멘트 1.7%(4483억원→4557억원) Δ성신양회 1.2%(6787억원→6866억원) 순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희비가 엇갈렸다. 동해·삼척 등에 주요 공장을 둔 Δ쌍용양회(2142억원→2618억원) Δ동양시멘트(469억원→690억원) 등이 각각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반면 Δ한일시멘트(1206억원→1016억원) Δ아세아시멘트(580억원→570억원) Δ성신양회(353억원→368억원) Δ현대시멘트(525억원→534억원) 등은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건설경기 호조세 덕분에 시멘트 판매량 자체가 늘면서 매출도 증가했다"며 "하지만 철도파업으로 내륙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늦춰진데다 일부 업체의 경우 저가 경쟁이 일어나면서 영업이익은 편차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9월27일~12월7일 진행된 철도 노조 파업으로 약 712억원(시멘트 물량 약 86만톤)의 피해를 입었다. 기관사들이 정상 근무로 복귀하기까지 추가로 수일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총 피해액은 약 800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륙사의 경우 철도 수송량이 줄어들자 부랴부랴 단양·제천에서부터 수도권까지 시멘트 운반트럭(BCT)을 투입했다. 하지만 화물열차에 비해 BCT의 운임이 비싸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봤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시멘트 운반 열차(20량 기준)의 경우 보통 1000톤 가량의 시멘트를 한번에 실어나를 수 있다"며 "반면 육상 운송수단인 BCT는 한대당 적재량이 25톤으로, 40대의 BCT를 투입해야 열차 1회 분량의 시멘트를 운반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안사는 선박으로 인천항까지 시멘트를 운반하기 때문에 단양에서 수도권까지 오는 내륙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임이 적게 든다"며 "거리가 길수록 BCT 차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운임이 올라가기 때문에 내륙사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일시멘트의 경우 '드라이몰탈' 시장경쟁 격화로 추가 손실이 났다. 드라이몰탈은 시멘트를 사용하는 현장에서 별도의 모래 혼합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물만 부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건축자재다. 한일시멘트는 국내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드라이몰탈 부문 1위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드라이몰탈 가격을 2015년 5만원대 후반에서 지난해 5만원대 초반까지 떨어뜨리면서 점유율 사수에 나섰다"며 "이로 인해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른 업체들보다 손해가 조금 더 났다"고 분석했다.